최근 잇따른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가 대부분 조기에 예방할 수 있었는데도 보건·행정당국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자신과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중대한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다 벌어진 일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셈이다.
이 지사 역시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진주 묻지마살인, 막을 수 있었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정신건강복지법상 정신질환자의 발견과 진료는 지자체장의 의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게다가 마지막 공판에서 재선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이 지사 쪽에 더욱 유리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지난 2012년 친형인 이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기 위해 성남보건소장 등 공무원들에게 불법적인 지시를 내린 혐의(직권남용)로 기소됐다.
검찰은 재선씨에게 정신병이 발병한 것은 2014년 이후여서 2012년의 이 지사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지만, 이 지사는 재선씨가 오래 전부터 조울증 등을 앓아왔고, 노모에게 패륜적인 행동을 하고 소란을 피우는 등 증상이 날로 심해지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해 왔다.
특히, 2012년 당시에도 강제입원을 시키려 했던 것이 아니라, 정신보건법 규정에 따라 진단을 받아보게 하기 위해 의사에게 데려가려 한 것이었고, 그나마 최종적으로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의 친형인 이재선씨는 2010년경부터 이 지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2012년 강제입원 소동 이후인 2013년에는 교통사고를 내 병원에 입원했고, 2014년 부인에 의해 정신병원에 수용됐다가 2016년 퇴원한 뒤 2017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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