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5분께 검은색 코트를 입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취재진에게 “구속이 두려워 도주하는 것인데 (나는) 구속이 두렵지 않다”며 “도주할 이유가 없다”면서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물들은 이 순간에도 죄 없이 감옥에 갇혀 있고, 감옥에서 살아서 나올 희망도 없다”며 “그런데 제 한 몸 감옥에 갇히는 게 뭐가 두렵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소연 대표는 “20년간 동물을 위해 일하며 제 안위를 생각한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사익을 위해 법을 어긴 적이 없다”면서 “경찰 조사에서 330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제외한 후원금이 동물구호 활동금에 사용됐다는 게 밝혀져서 만족한다”고 주장했다.
박소연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진정성 있는 동물단체인 케어를 도와달라”면서 케어 후원을 호소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동물보호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 등을 받는 박소연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나 다음 날 아침 나올 전망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소연 대표는 보호소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케어가 구조한 개·고양이 등 동물 201마리를 안락사한 혐의를 받는다.
케어에 들어온 후원금 가운데 3300만원을 개인 소송을 위한 변호사 선임비로 쓰고, 동물보호 등을 목적으로 모금한 기부금 중 1400여 만원을 사체 처리비로 쓴 혐의(기부금품법 위반)도 있다.
케어가 소유한 동물보호소 부지를 단체가 아닌 박소연 대표 개인 명의로 사들인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지난 25일 박소연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 1월 11일 박소연 대표 지시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케어 보호소에 있던 동물 250여 마리가 안락사됐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이에 박소연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살처분이 아닌 병든 동물들을 인도적으로 안락사한 것”이라고 불법성을 부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