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내보낸 가계대출(신용대출·비상금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전월세보증금대출·사잇돌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조5290억원이다.
이 중 신용도가 4~10등급(KCB등급 기준)인 중저신용자에게 취급한 대출잔액은 1조8391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19.3%에 불과하다. 나머지 80%가량의 대출을 리스크가 적은 1~3등급의 고신용자에게 실행한 것이다. 대출 건수만 보더라도 개인고객 10명 중 6명 이상이 고신용자였다. 카카오뱅크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내보낸 대출 건수는 37.3%다.
특히 서민들이 급히 돈을 빌릴 때 사용하는 신용대출 부문에선 중저신용자 대상 영업이 사실상 전무하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취급한 신용대출 가운데 금리가 연 5% 이상인 중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그쳤다. 반면 신용대출의 76.0%는 연 4.0% 미만의 금리로 내보냈다. 연 5% 이상의 금리로 실행한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2월에도 5.1%, 1월에는 4.7%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주로 내보내기 때문에 자체적인 신용대출에선 중저신용자 취급 비중이 낮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가 공급한 사잇돌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1561억원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에겐 매몰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사잇돌대출은 SGI서울보증이 신용평가를 통해 취급하는 정책금융상품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정부가 보증하는 정책금융상품으로 대출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 아니라,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해 자체 중금리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 중 하나가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해 금리 단층을 없앤다는 것인데,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대상 영업관행은 당국으로부터 꾸준히 지적받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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