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이 "부모들과 함께 병무행정의 공정성과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고 자평했지만, 군 안팎에서는 "불신이 어느 정도길래 부모까지 부르냐"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특히 부대 지휘관들이 '나약한 병사', '군에 간섭하는 부모들'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병무청이 치마 바람, 바지 바람의 분위기만 사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한탄도 나왔다.
최근 신병 가족용 앱(app)에 올라온 "우리 아이가 운동화 끈을 잘 못 묶으니 살펴달라"는 한 부모 요구도 앞으로는 더는 놀랍거나 눈살이 찌푸려지는 사례가 아니게 된다는 것이다.
2013년 병사 1479명이 현부심을 신청해 1419명이 전역한 것과 비교해 보면 5년 사이 신청자와 전역자 모두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는 한차례 복무 적합 판정을 받은 병사도 '군 생활을 못하겠다'며 다시 현부심을 신청하거나,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병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그린 캠프'에 다녀온 병사 중 일부가 캠프 수료를 근거로 현부심을 신청하는 사례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부대 지휘관급들이 과거에 없던 부모들의 아들을 잘 봐달라는 식의 요청에 부담감을 느끼고, '나에게 문제가 생기면 중대장이 책임을 질 것이냐'라며 현부심을 요구하는 장병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번 행사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군 에서 인식돼 당황스럽다"며 "앞으로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참관을 원하는 군 부대 지휘관들도 함께 각 지방 병무청에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실시한 병역판정검사대상자 부모 초청 체험행사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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