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은 최근 영업 관련 임원과 지점장 등이 모인 전략회의에서 전속 설계사를 대폭 줄이겠다는 미래 계획을 공개했다. DGB생명의 전속 설계사 643명(2월 말 기준)을 대폭 줄이고 대신 독립법인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영업 채널 재편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다.
DGB생명이 방침을 정반대로 변경한 것은 최근 전속 설계사의 영업성과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DGB생명의 전속 설계사가 벌어들인 초회보험료는 29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DGB생명의 전체 초회보험료 2294억원의 1.2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반면 방카슈랑스 채널은 초회보험료의 86.14%(1976억원)을 담당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속 없는 전속 설계사 영업조직을 잘라내고, 방카슈랑스 중심으로 채널 재편을 바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DGB생명의 방침에 적잖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선 상당수 전속 설계사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점이 문제다.
영업적인 면에서도 전속 설계사가 거의 없이 방카슈랑스나 GA 채널에 의존하게 되면 해당 채널이 잘못될 경우 영업실적 급락을 막을 수 없다. 또 해당 영업채널과의 관계에서 종속적 입장으로 전락해 끌려 다닐 여지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초 민기식 사장이 부임한 이후 DGB생명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 같다"며 "DGB생명의 갑작스러운 전략 변화가 신임 사장과 연관이 있지 않은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DGB생명 관계자는 "전략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는 미래의 영업 전략을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며 "지금 당장은 확정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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