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으로 시작하는 비알콜성 지방간,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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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4-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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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지방간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임수 내분비내과 교수가 타스키넨 핀란드 헬싱키대 중앙 병원(Helsinki University Central Hospital) 교수와 보렌 스웨덴 살그렌스카대 병원(Sahlgrenska University Hospital) 교수와 함께 지방간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이 같은 연구결과를 도출해냈다고 30일 밝혔다.

지방간은 가장 흔한 간질환 중 하나로, 국내 성인 20~30%에서 나타날 정도로 상당히 높은 유병률을 나타낸다. 크게 알콜성‧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나뉘는데, 비만 인구의 꾸준한 증가 추세에 따라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행히 간세포에 지방만 쌓이는 형태의 ‘단순 지방간’은 건강에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포호흡 과정 중에 발생하는 활성산소로 인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간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결국 ‘중증 지방간’이나 ‘지방간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동시에 간에서 지방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동맥경화성 고지혈증이 심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간 자체의 문제와 더불어 심혈관 질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1.64배 높았으며, 지방세포 침착뿐 아니라 염증세포까지 침착된 중증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2.58배 까지 증가했다.
 

지방간에서 나타나는 염증반응, 산화 스트레스, 인슐린 저항성의 역할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지방간에서 생긴 염증이 악화되면 지방간염을 넘어 간경화, 간암 등 간 고유의 합병증과 심혈관 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이 같은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 지방간은 체중 감소, 저칼로리 식사, 규칙적인 운동으로 개선 될 수 있지만,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면 건강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또 아직까지 지방간염에 대한 뚜렷한 치료약이 없어 단순 지방간일 때부터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수 교수는 “한국인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채소 위주의 저칼로리 식사와 활동량이 많은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20~30년 사이 고칼로리 식단으로 많이 변했고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신체 활동량도 적어졌다”며 “이러한 사회‧경제적인 변화로 인해 지방간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간경화나 간암 등 합병증은 물론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증가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간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은 지방간이 발생하기 쉬운 체질을 갖고 있다. 20세 이상 30%(1000만 명 추산)가 지방간을 앓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당뇨병과 심혈관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지방간의 위험성에 대해 주목하고,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권장하는 등 예방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 과학 저널인 ‘Obesity Reviews(비만 리뷰)’ 2019년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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