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강행…하태경·이준석 등 4人, ‘원천 무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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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9-05-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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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출신 주승용·문병호…바른정당계, 지도부 불신임 추진 논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를 놓고 내분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이 이번에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문제로 충돌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일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참패와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증폭된 당내 갈등으로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손 대표가 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바른정당계 인사 등은 지도부 불신임을 추진하는 등 반발을 이어가고 있어 당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손 대표가 임명한 두 사람이 국민의당 출신으로 자신과 가까운 인사라는 점에서 ‘측근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 여수을이 지역구인 주 의원은 4선 중진의 호남계,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던 문 전 의원은 이번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손 대표 체제를 지지하는 전·현직 지역위원장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하태경·권은희·이준석 등) 최고위원 3명이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한 달이 다 돼 간다”며 “당무 전반이 정지된 상태에서 서둘러 당무를 정상화해야겠다는 절실한 여망 속에 오늘 주 의원과 문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 화합을 방해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최고위에 불참하고 있는 최고위원 3명도 당무에 복귀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가 두 사람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면서 사실상 마비 상태에 놓였던 최고위도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9인 체제이지만 지금까지 7명으로 꾸려왔다. 손 대표는 3명의 최고위원이 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김수민 최고위원마저 이탈해 회의소집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정상적인 당 운영을 위해 회의성립요건(과반인 9명 출석)을 채우겠다며 최고위원 2명을 지명해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하태경 최고위원은 “최고위가 정상적으로 열릴 때 지명직 최고위원을 뽑으라고 요청할 때는 거부하더니 (정족수 미달로) 최고위 성립도 안 되는 상태에서 무슨 추태냐”고 날을 세웠다.

이들 최고위원 4명은 곧바로 손 대표의 최고위원 지명이 당헌을 위반, 원천무효임을 선언한 연판장을 작성했다.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바른정당계도 본격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문제로 패스트트랙 논란의 핵심에 섰던 오신환 사무총장은 김 원내대표를 겨냥, “그냥 말만 하면서 거짓 눈물을 흘린다고 받아들일 수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 일각에서 당 지도부가 사무총장직 박탈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지난 패스트트랙 진행 과정에서도 업무에 소홀한 적은 없다”며 “(사무총장직을 내려놓는 일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일축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 손 대표는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위원장을 최고위원 2명에 지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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