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해외수출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북미 시장 매출은 2838억원을 기록, 국내 시장 다음으로 높게 집계됐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2006년부터 해외로 보일러와 온수기 등을 수출하기 시작했다”며 “러시아는 국내보다 빨리 서늘해져 8~9월에도 보일러 구매율이 높다는 점을 공략했으며, 북미 시장에선 온수기를 많이 쓰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나타났다. 경동나비엔은 5년 전만 해도 여름철(2013년 3분기) 매출이 1161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37%(1596억원)가량 증가했다. 북미시장 매출은 5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2838억원으로 집계됐다.

귀뚜라미는 냉방사업을 공략했다. 2000년대 초 센추리 아산공장과 범양냉방 등을 인수하며 냉방 기술력을 확보하고, 2009년 대우일렉 에어컨사업부문의 인력과 설비를 흡수해 가정용 에어컨 부문을 강화하며 냉난방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지금도 귀뚜라미하면 보일러 회사로 아는데, 사업 다각화를 통해 냉난방 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젠 냉방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엔 비수기가 있었지만, 산업용 냉방기 등 비(非) 보일러 분야 매출이 증가하면서 여름철 매출 비중도 많이 늘었다”며 “예컨대 겨울철 매출 10이면 여름철은 6~7 정도다”고 설명했다.
사실 보일러 업체들이 각자 방향성을 갖고 신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비수기 대비를 위해서만이 아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보일러 시장은 정체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매년 1% 이상 매출 증대가 이뤄져도 마이너스 성장과 다를 바 없어 보일러 업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미세먼지 때문에 콘덴싱 보일러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지만, 17년 전에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콘덴싱 보일러는 외면받았다”며 “또한 당시엔 정유 업계와의 갈등, 법적인 문제 등으로 보일러 시장 환경이 굉장히 어려웠다. 생존하기 위해 각 회사마다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선 것이 요즘엔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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