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25일부터 중국 티안후 맥주를 4캔 6000원에 단독 판매하고 있다.[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중국 주류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수입 맥주 4캔에 1만원’ 행사로 국산 맥주들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고, 맥주보다 저렴한 발포주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5일부터 중국 티안후(Tianhu) 맥주를 4캔 6000원에 단독 판매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티안후 맥주 판매량 추이에 따라 4캔에 6000원을 기간 한정 행사가 아닌, 상시 판매가로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티안후는 중국 랴오닝성 푸순에 있는 회사로, 해당 도시에서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해 1위다. 연간 생산량은 20만㎘에 달한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맥주 출고량인 182만3899㎘의 10%가 넘는다.
최근 몇 년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통해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행사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는 맥주 1캔당 평균 가격은 2500원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중국 맥주가 절반 수준인 1500원으로 또다시 가격대를 대폭 낮춰버린 셈이다.
주류업계는 이제 시작 단계인 발포주 점유율마저 뺏길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국 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수입 맥주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시장 점유율이 4%대에서 17.9%로 약 4배 급증했다. 그 기간 국내 주요 대기업 맥주 공장 가동률은 30%대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각각 발포주 ‘필라이트’와 ‘필굿’을 출시하면서 ‘1만원에 12캔’ 행사로 소비자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저렴한 가격대가 주요 경쟁력이었던 만큼 중국 맥주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침체기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점점 더 싼 주류제품을 미끼상품으로 내놓는 것 같다”며 “어느 정도는 소비자 취향 따라 갈리겠지만, 국내는 소맥(소주+맥주)문화 등으로 1인당 소비량이 많으므로 ‘가성비’가 주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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