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폭스콘이 이미 약속한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도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테리 궈(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곧 위스콘신주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폭스콘이 2년 전 약속한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 회사는 위스콘신주에 LCD 공장을 짓는 데 100억 달러를 투자해 2032년까지 1만3000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폭스콘은 최근 위스콘신주에 대한 기존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더 부추겼다. 폭스콘이 위스콘신주에 공장이 아닌 '기술허브'를 지으려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폭스콘이 당초 위스콘신주에서 2020년 말까지 5200명가량을 고용하기로 한 계획을 1000명 수준으로 줄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폭스콘의 지지부진한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그가 폭스콘의 투자 계획을 줄곧 치켜세워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위스콘신주 폭스콘 공장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궈 회장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 가운데 한 명"이라고 극찬하고, 이 공장이 첨단제조업 일자리를 가져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집회에서는 폭스콘을 언급하지 않았다. WSJ는 트럼프가 "세계의 8번째 불가사의"라고 했던 프로젝트를 거론하지 않은 건 의외라고 비꼬았다.
한편 '대만의 트럼프'로 불리는 궈 회장은 지난달 내년 대만 총통선거(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그가 총통선거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궈 회장이 이번 만남에서 총통선거 지지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고, 둘은 그저 좋은 친구사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WSJ는 외교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궈 회장의 이번 만남을 주목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말 당선자 신분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대만과 가까워지려는 움직임이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삼는다. 이를 존중하는 나라만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을 수 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수교를 단절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해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