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늘어나는 美 재정적자…균형재정 신념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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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5-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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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정부 재정건전성보다는 경제성장에 방점

  • 민주당서도 적극적 재정지출 요구 목소리 높아져

미국 정부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뒤 대규모 감세가 단행되면서 적자의 폭은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부채가 올해 GDP 78% 수준에서 2029년에는 92%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만약 현재와 같은 정부 정책이 이어질 경우 GDP 대비 부채는 105%까지 올라가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CBO의 발표를 인용해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부채의 규모가 늘면서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적자폭은 2020~2029년 경제의 평균 4.3%로, 1969~2008년의 2.9%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7년 세제 개편의 개별 소득세 감세가 끝나는 2025년에는 정부 수입이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의회가 감세를 연장할 경우 세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CBO는 전망했다. 또 경제성장으로 늘어나는 세수가 적자 증가폭을 상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균형재정 혹은 재정건전성에 대해 용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전했다. 

이달 초 미국 민주당 유타주의 초선 하원의원인 벤 맥애덤스는 전쟁과 경제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가 재정균형을 달성하지 못하면 이를 위헌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수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 엄청난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맥애덤스 의원은 이 법안은 워성턴 정치권이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균형재정을 옹호하는 보수론자들은 한때 미국 내에서 주류를 이뤘지만, 지금은 멸종위기에 처한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느슨한 재정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 국가다. 미국 연준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저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를 장기간 낮췄다. 때문에 공적부채의 이자비용도 낮아지면서 재정지출의 여력도 늘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깍아주면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FT는 "결과적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균형재정이라는 족쇄를 느슨하게 한다고 할 지라도 고통은 적고 이득은 많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흐름때문에 최근 정부의 지출과 재정정책은 경제성장에 추동력을 실어주는 역할이 더 크게 됐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적극적 재정지출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뉴욕주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이나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의원 등은 공공의료보험 지출과, 친환경 투자 등에 대한 재정지출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T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미국은 막대한 재정 적자를 오랜 기간 유지하게 될 전망"이라며 "전쟁과 경제침체가 아닌 평상시에, 그것도 완전고용 수준으로 경제가 확장한 때에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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