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 배터리 관련 업체 관계자는 "2차전지 공정은 크게 전극 및 조립, 활성화로 나뉘는데, 각각을 영위하는 기업 대부분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두 곳 또는 한 곳과 거래를 하고 있다"면서 "감정 대립이 격해진 이들 대기업이 경쟁사와 거래를 못하도록 압박할 경우, 한 곳 또는 잠재적 거래선을 잃게 돼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서도 대기업간 맞붙었을 때 유사 사례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대기업 의존도가 큰 중견·중소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은 완성품인 배터리셀을 생산하기까지 소재 및 조립, 검사 업체 등과 각종 거래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대기업 계열사인 A사는 LG화학 등에 음극재를 공급한다. 중견사인 B사와 C사 등은 LG화학, 삼성 SDI, SK이노 등에 나란히 양극재를 납품한다.
관련업계에선 어림잡아 13곳 이상이 LG화학, SK이노 등과 거래 중인 것으로 파악한다.
문제는 이같은 '선택의 갈림길'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플레이어가 적은 시장의 경우, 일부 대기업은 경쟁사와 거래하지 않는 조건으로 납품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다"면서 "특히 지금과 같이 경쟁이 치열한 2차전지 시장에선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오는 2020년 390만대, 2025년 1200만대, 2030년 2100만대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LG화학과 SK이노는 각각 2018년 기준 6.1GWH, 0.7GWH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을 더 늘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웠다.
물론 일부에선 LG화학, SK이노 등이 거래 계약을 장기로 하는 만큼, 우려하는 상황을 일축하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중견·중소기업들에도 똑같이 적용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기업로고(CI). [사진 제공= 각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