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필드의 기적’이 일어났다.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을 재현한 역사적인 뒤집기다. ‘축구의 신’도 안필드에서는 평범했다. 리버풀(잉글랜드)이 모든 악재를 딛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리버풀은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 4강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원정 1차전에서 0-3으로 참패했던 리버풀은 1·2차전 합계 4-3으로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극적인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또 한 번의 만화 같은 기적이다. 리버풀은 14년 전인 2005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전반에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에 3-3 동점을 만든 뒤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이뤄내는 극적인 역전극을 펼쳤다.
결승 무대는 아니었지만, 준결승 2차전을 앞둔 리버풀은 절망적이었다. 1차전 완패로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은 상황에서 두 명의 핵심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게다가 상대는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바르셀로나였다.
그러나 2차전이 열린 장소는 안필드였다. 기적을 부르는 이 곳, 여기서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영원히 남을 명승부가 연출됐다.
리버풀은 전반 7분 만에 문전을 쇄도하던 디보크 오리기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렸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리버풀은 여전히 2골이 더 필요했다. 리버풀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조르지니오 베이날둠이 후반 9분에 우측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은 뒤 2분 만인 후반 11분에는 완벽한 헤딩골로 연속골을 몰아쳤다. 순식간에 합산 3-3이 된 승부는 원점이 됐다.
당황한 바르셀로나는 날카로움을 잃었다. 발도 무뎠다. 메시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리버풀은 후반 34분 코너킥 기회에서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전열을 갖추기 전에 허를 찔러 오리기가 쐐기골을 뽑아냈다. 바르셀로나는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차‧포 떼고 나선 리버풀 집중력의 승리였다.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39경기 연속 ‘안방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캄노우의 악몽’을 완벽히 씻어낸 ‘안필드의 기적’이었다.
리버풀은 토트넘(잉글랜드)과 아약스(네덜란드)의 4강전 승자와 다음달 2일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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