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간장을 태우던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8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국내 12개 코스닥 벤처펀드(공모형) 수익률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13.0%를 기록했다.
1년 수익률도 0.8%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코스닥이 같은 기간 8.9%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괜찮은 성과다. 국내주식형펀드(1년 수익률 -10.5%)와 비교해도 코스닥 벤처펀드가 크게 앞선다.
에셋원자산운용이 내놓은 코스닥 벤처펀드는 1년 동안 9%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코스닥 벤처펀드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이다.
설정액이 가장 많은 KTB자산운용 벤처펀드는 2%대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코스닥 벤처펀드 12개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4개는 1년 수익률을 아직 플러스로 돌려놓지 못했다.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나아진 원인으로는 바이오와 정보기술(IT) 종목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코스닥 IT업종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7% 넘게 올랐다. 마찬가지로 제약업종지수와 의료·정밀기기업종지수도 각각 6.3%와 20.9% 뛰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엘앤케이바이오다. 이어 천보와 펄어비스, 바이오니아, EDGC 순으로 많이 샀다.
공모주 강세도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을 높여주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공모주를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다. 벤처펀드가 많은 담은 새내기주인 셀리버리와 올릭스 주가는 공모가 대비 각각 148%와 93%가량 올랐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를 마친 11개 기업 주가도 모두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도 27개에 달해 벤처펀드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2018년 4월 처음 출시됐다. 이 펀드는 금융당국에서 정한 자산배분 조건에 따라 벤처기업 신주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총자산 가운데 15%까지 편입해야 한다.
출시 1년이 지난 만큼 CB나 BW가 주식으로 바뀌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엔케이히터와 에이스테크는 이달 들어 벤처펀드에서 담은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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