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달 출시 예정이던 V50을 이달 10일 시장에 내놨다. 5G망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자 칩셋 업체・이동통신사들과 제품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권 사장에게 V50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LTE 시대 만년적자를 기록하던 MC사업본부의 5G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LG 스마트폰이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반등의 첫 카드가 될 수도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이례적으로 1년만에 MC사업본부 본부장을 교체했다. 권 사장은 본부장에서 물러난 황정환 부사장 대신 MC와 HE 사업본부장을 겸직하게 됐다. LG전자는 권 사장의 겸임 이유로 올레드 TV 성공 체험과 ‘1등 DNA 이식’ 등을 내세웠다. 권 사장은 2012년 MC상품기획그룹장 전무로 일한 적이 있다. 하지만 MC사업본부장에게 3년을 주었던 과거와 다른 인사를 두고, LG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힘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MC부문 직원 수도 2017년 5007명에서 지난해 4014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HE부문은 3635명에서 3649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점과 대조된다. 1분기 MC부문은 2035억원 적자를, HE부문은 346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달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경기도 평택 소재 스마트폰 생산라인은 베트남 소재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된다. LG전자가 16분기 연속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스마트폰 국내 생산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LG전자도 침체된 스마트폰시장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 같이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후 LG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5G 모델 출시로 매출 성장의 전환점과 모멘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 주인공이 V50이다. 떼었다 붙이는 6.2인치 듀얼스크린으로 5G 이점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V50의 특징은 권 사장이 지난 2월 밝힌 스마트폰 사업 방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당시 그는 “최고 스펙만을 향해 경쟁하는 ‘모범생 같은 폰’에서 벗어나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특기생 같은 폰’으로 진정성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G6 이후 품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지만 명확하지 않은 정체성과 차별성을 바로잡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V50은 과거 서비스 부실과 G4 재부팅 결함 등 LG 스마트폰에 대한 반성문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재도약의 발판’인 V50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21만9000원인 전용 액세어리 듀얼스크린을 출시 초반인 6월 말까지 무상 제공한다. 이달 13일까지 구매할 경우 액정 무상 수리 혜택을 준다. 제품 분해 영상을 공개하며 성능과 안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사후 지원 강화로 ‘오래 쓸 수 있는 폰’이라는 인식도 심어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센터를 세우고 사후 지원을 강화했다. 2016년 3월 출시한 G5 보안 업데이트도 지난달 진행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자사 엔지니어와 소비자가 만나 의견을 나누는 기회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V50은 권 사장의 특기생이 될 수 있을까. 초기 5G 통신망 수요를 가져간 갤럭시 S10 5G와 상반기 출시를 앞둔 갤럭시 폴드가 잠재력 가득한 신입생을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