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공포 들이닥친 운정신도시…"역세권 아파트도 5천만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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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5-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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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엎친 데 덮친 격…매수세 완전히 사라져"

  • "운정3지구 역세권 아파트가지 미분양 걱정할 상황"

  • "10년이 됐는데 교통망·자족기능 없어…정부가 2기 신도시 버려"

"엎친 데 덮친 격이에요. 운정3지구에서 올해 4000가구가 넘게 분양되는데 역세권 아파트마저 미분양 공포에 빠졌어요. 고양 창릉이 3기 신도시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전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12일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A 노선(파주운정~화성 동탄) 착공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던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가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선정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건설사의 주택 공급이 예정된 운정신도시 3지구에는 미분양 공포가 들이닥쳤다.


당초 일산까지 연결될 예정이었던 GTX-A노선을 파주 운정까지 연장하는 안이 2017년 11월 확정되면서, 운정신도시는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고양창릉의 3기 신도시 선정 소식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현지 부동산들은 “9.13 대책으로 외부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에서, 고양창릉 3기 신도시 지정이 직격탄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사진촬영=윤주혜 기자 ]

◆ “잘 나가던 역세권 아파트도 5000만원 하락”
A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3기 신도시 소식에 시장 무게추가 하락세로 완전히 기울었다”며 “GTX-A로 그나마 버텼는데 한두개씩 급매가 나오더니 요즘에는 급급매가 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고양 창릉은 운정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훨씬 좋다”며 “운정신도시의 상권이나 기반시설이 안 그래도 미흡한데, 신도시로 상권이 이동하면 운정은 유입 인구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낙후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운정신도시 아파트의 매매가는 하락세 일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올해 4월 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만해도 5억1620만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불과 4개월새 무려 10% 넘은 5620만원 떨어졌다. 올해 1월 4억9755만원을 찍었던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면적 84.95㎡도 올해 5월 4억2955만원에 팔려 13% 넘은 6800만원 하락했다. 

B 중개업소 대표는 “아이파크의 일반과세 시점인 내년 1월에 급매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출규제로 투자수요가 사라지면서 갈아타기 수요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갈아타기 수요가 있다고 한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를 놓고 새 아파트로 갈 수도 없다”고 했다.

◆ 미분양 암운 드리운 운정3지구…주민들 "3기 신도시 철회하라"
올해 운정3지구에서는 5개 단지, 총 4648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주목 받는 단지는 중흥건설(1262가구), 대방건설(820가구), 대림산업(1010가구)으로, ‘중·대·대’라고 일컬어진다. 애초 중흥건설은 올해 초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교육환경영향평가 문제로 시기가 미뤄졌다. 지난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파주교육지원청에 교육환경영향평가 협의서를 제출하면서 문제는 일단락됐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6월 중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분양가 심의가 5월말로 예정돼, 분양가격은 미정이다”고 설명했다.

애초 역세권 아파트인 중·대·대에 거는 기대는 컸지만 분위기는 하루 아침에 반전됐다. D 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역세권 아파트들이 워낙 웃돈이 많이 붙어, 분양 아파트들이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지금은 미분양 공포가 어마어마하다”고 걱정했다.

이에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12일 저녁 ‘정부의 고양시 창릉동 3기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 및 운정신도시 살리기’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인 운정신도시연합회 이승철 회장은 “3기 신도시는 자족기능에 교통대책까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는다”며 “운정신도시는 10년이 지났는데 교통망은 물론이고 자족기능도 없다. 정부가 2기 신도시를 버렸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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