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장은 12일 소식지 'NARS 현안분석'에 게재한 '조세지출예산서 통계 작성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특정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요건을 갖춘 납세자의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저소득 가구에 세금을 환급하는 근로장려금(EITC) 제도가 대표적이다.
조세지출은 재정지출보다 상대적으로 도입하기 쉽지만 수혜자와 비수혜자간 불평등이 나타나고 세입기반을 줄이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국가재정법은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세부 내역을 담은 조세지출예산서도 함께 내도록 하고 있지만, 보고서는 이 예산서의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9년 조세지출예산서에 담긴 2017년 조세지출 실적과 그 근거가 되는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교 가능한 54개 항목 중 14개(25.9%) 항목에서 숫자가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항목은 실제보다 3901억원 더 반영됐고, 10개 항목은 1899억원 덜 반영됐다.
14개 항목의 조세지출 총 규모가 4조1465억원이고, 과다·과소 반영 금액이 58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4%에 해당하는 금액에서 오류가 있었던 셈이다.
보고서는 2014∼2017년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2017년 기준 조세지출 규모 10위) 실적치를 확인한 결과, 조세지출예산서는 4년 동안 1조3천744억을 덜 반영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기재부가 이 오류를 인정하며 향후 개선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또 조세지출예산서가 세부 통계를 제시하지 않는 등 두루뭉술하게 작성돼 세금을 감면받는 사람들이 적절한 자격이 있는지 등을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세지출예산서가 수혜자별로 239개 항목의 조세지출 총량만 발표할 뿐,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조세 감면액을 추정할 때 방법론도 공개하지 않아 조세지출 규모 추정의 정확성이나 객관성을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의도한 정책 목적을 달성하는지, 세수 손실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지 평가해 제도의 유지·개선·폐지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통계가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작성 오류가 발견돼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누가 혜택을 받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세지출 형식은 세제상 문제지만 우리 사회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재분배 정책의 하나로 정치적인 과제라는 점에서 평가와 정비는 대단히 중요한 사회적 이슈"라며 "조세지출예산서가 그 논의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관련 통계의 생산 범위를 더 넓히고 공개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국세청의 잠정치와 국세통계연보의 확정치 사이 시간차 때문에 생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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