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은 합의 없이 마무리됐다. 양측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추가적인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적어도 협상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호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협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폭탄을 예고하면서 중국의 보복 조치 등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0일을 기준으로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이어 중국산 제품 약 300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관세폭탄은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 등 가격에 민감한 중국산 소비재 상품에 추가 관세가 매겨지면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 탓이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소비가 줄어들면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동결 방침을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미 "관세 인상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고통을 겪는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에서도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계기로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월마트 등 주요 유통기업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통기업의 실적도 경기 상황의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오는 16일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유명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와 중국 알리바바 등도 이번주에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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