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중국은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협상을 마무리했다. 미국 재무부는 협상을 진행 중이던 10일 0시 1분 종전의 예고대로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율 10%를 25%로 인상했다. 아직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진 않았지만 중국도 보복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간 미국과 빠른 합의를 촉구했던 중국 공산당 일부 온건파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대(對)미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접어두고,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국내 온건파 중 하나로, 정계 은퇴한 공산당 관계자 장무성은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너무 강경해졌고, 많은 면에서 미국과의 엄청난 격차를 인식하지 못한 채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했다”며 “이는 공격만 불러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 전 은행장은 “미국과 무역협상이 합의에 도달하든 못하든 미국과 전면적인 대립관계는 중국 미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다리(楊大力)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 엘리트들 사이에서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토론이 자주 이뤄졌다”며 “중국이 아직 미국 권력에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요구하고 있는 일부 개혁적인 요소에 대해 부분적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유리하다는 뜻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윤선 동아시아·중국 프로그램 국장은 “만약 현재 중국의 대미 정책에 변화가 생긴다면, 실제 이 정책에 부작용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은 미국의 최대 적대 국가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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