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주당순자산가치(BPS) 희석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3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공개 주주서한과 현대중공업에서 보낸 답변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 회사는 2017년 7월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수탁자책임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바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 이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을 쪼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만들고 여기에 산업은행이 출자하는 구조다. 유상증자 규모는 1조2500억원에 달한다.
이 서한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발행주식수는 7077만3116주이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에는 9510만9148주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러면 기존주주 입장에서는 주식 수 증대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증자가 이뤄지면 주당순자산가치가 기존 16만7892원에서 15만7379원으로 6.2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BPS는 순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이번 인수 결정은 주요 경영 사안이지만 해당 주주총회 부재로 현대중공업 투자자들은 주주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다"며 "기존 투자자들에 대한 주주친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주당순자산가치 희석은 기업결합을 통한 실적 개선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며 "이후 그룹 차원에서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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