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DB생명은 연내 매각과 동시에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매각을 추진하다 실패할 경우 IPO를 진행해 대주주인 산은에 최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KDB생명은 매각과 IPO 준비를 위해 지난 8일 해외신용평가기관 무디스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평가를 받기도 했다.
KDB생명이 매각과 IPO 작업을 추진키로 한 것은 회사의 가치가 충분히 개선됐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초 외부출신인 정재욱 사장을 영입해 혹독한 수준의 가치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KDB생명은 2016년 말 872명이었던 직원 수를 지난해 말 642명으로 26.38% 줄였다. 같은 기간 20명이었던 임원진은 9명으로 55%나 감축됐다. 191곳에 달하던 영업소도 102곳으로 46.6% 줄였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매각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KDB생명의 매각가가 산은이 투자한 원금보다도 적을 확률이 높은 탓이다. 이는 앞서 세 차례 매각이 실패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문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총 6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인수 후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감안하면 총 투자금액은 1조2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KDB생명의 자본 총계는 9429억원에 불과하다. 내재가치(EV) 등 보험사 M&A에서 흔히 사용되는 가치평가 수단으로 살펴보더라도 KDB생명의 매각가가 9000억원을 넘어가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를 위해 대주주로부터 추가 증자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매각가를 낮추는 요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 지금의 수익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과거 실패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매각도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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