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보조금을 받고 스마트폰을 살 때 뭘 주의해야 하나요?

  • 5G 가입자수 40만 돌파로 불법 보조금 시장 과열

  • 전문가들, 페이백 엄금·관련 계약서 작성 등 조언

스마트폰 판매 대리점의 모습. 본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최다현 기자]

5G 시대가 열렸지만, 정작 엉뚱한 곳에서 난리다. 스마트폰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불법 보조금 대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에 이어 LG전자 V50 등 5G 단말기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린 지난 주말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5G 신규 가입자들에게 50만~60만원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일이 일어났다. 판매 대리점들은 일정 금액을 완납하면 할부원금이 0원이 되는 공짜폰도 가능하다며 고객들을 유혹했다.

시장이 과열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 3사 담당자를 소집해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자제하고 과열된 유통 시장을 관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불법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판매점들에 대한 징계조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사실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시장이 과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신규 통신 서비스가 출시되거나, 특정 통신사의 점유율이 떨어질 기미가 있으면 불법 보조금이 시장에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불법 보조금 역시 전체 5G 가입자수가 40만명을 돌파하고 KT 가입자수가 급증하는 등 이변이 벌어지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정 통신사는 판매 대리점에 가입자 1명당 100만원의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며 가입 유치를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시장 교란을 걱정하는 정부와 달리 이용자 입장에선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는 만큼 행복한(?) 시기인 것만 분명하다.

하지만 마냥 싸다고 좋아하면 안된다. 불법 보조금을 준다고 해서 무턱대고 단말기를 구매했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법 보조금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카페에는 격언처럼 내려오는 한 마디가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페이백'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페이백이란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원래 가격(할부원금)대로 구매하고 2~3개월 동안 이상없이 이용하면 판매 대리점에서 할부원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불법 보조금은 보통 이통사가 판매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 장려금이란 고객 유치 후 일정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확인되면 영업 수당 차원에서 이통사가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이를 활용해 가입자의 할부원금을 차감하는 것이 불법 보조금의 일반적인 형태다.

일반(?)적인 불법 보조금 대리점 업체들이 자신의 돈으로 이용자의 할부원금을 차감하고 이후 이통사로부터 받은 판매 장려금으로 이를 보충한다. 반면 페이백 형태의 불법 보조금 업체는 추후 지급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자신의 수중에 현금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금이 없는 기업의 말로는 뻔하다. 돌려막기를 지속하다 결국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다. 대리점이야 사업을 중단하면 그만이지만, 몇 달 뒤 돈을 받기로 약속한 이용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또한 페이백은 처음부터 불법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 없이 이용자들을 대규모로 끌어들여 판매 장려금만 편취하려는 업체에게도 유용한 수단이다. '거성모바일' 사태가 이러한 판매 장려금 편취의 대표적 사례다.

보조금 업계 전문가(?)들은 불법 보조금을 받을 경우 관련된 내용을 구두로만 남기지 말고 어떤 형태로든 문서로 남기라고 조언한다. 내용이 구체적일 필요는 없으나 할부원금과 받기로 한 불법 보조금 액수 정도는 표시해야 한다. 향후 분쟁이 생길 경우 구두로만 내용을 남긴 것보다 많은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한 매장에서 불법 보조금을 많이 지급한다고 해서 바로 구매를 결정하지 말고, 해당 매장의 가격을 토대로 더 싸게 스마트폰을 파는 매장을 찾는 것도 스마트폰을 현명하게 구매하는 방법이다.

보조금 업계 전문가는 "관련 정보를 자세히 수집하고 발품을 많이 팔수록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모든 제품이 저렴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제품만 제품만 저렴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현재 어떤 제품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가야 한다"고 귀띔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