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대기업이 밀고 벤처가 뛰는 '밀착협업' 체계가 잘 구축되면 '창업 강국'을 목표로 잡은 국가 방향성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 임직원에게 열린 '창업 기회' 부여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엠바이옴, 튠잇, 폴레드 등 사내 스타트업 3곳이 이달 중 분사한다. 이들 기업은 자동차 실내 공기질 케어, 차량 개인화 기술, 주니어 카시트 등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0년부터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로써 현대·기아차가 육성해 독립시킨 사내 스타트업은 총 11개사로 늘어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독립한 기업들은) 각 사별로 3~5년의 육성 및 준비기간을 거쳤다"며 "사내벤처에 대한 임직원들의 높은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씨랩(C-Lab)'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자유로운 창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껏 임직원 1002명이 247개 과제를 추진해 205개가 완료됐다. 42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스핀오프(분사)를 통해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36개다. 만약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 이내에 복직이 가능하다.
SK그룹에서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각각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스타트앳'과 '하이개라지'를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내로 6개의 사내벤처를 키우기 위해 12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LG그룹은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 CNS 3개사를 사내벤처 운영기업으로 선정해 총 9개 사내벤처팀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사내 벤처 창업으로 시작할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사업 성숙기까지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 투자는 '미래 기술 경쟁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경우도 빈번하다.
LG전자는 작년 7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지분 30%를 취득하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에 대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LG전자가 필요한 산업용 로봇을 요구하면, 로보스타가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수직다관절로봇도 공급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로보스타 사업장을 방문해 로봇신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딥러닝(심층학습) 기반 카메라 영상 인식 기술 보유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에 80억원을 투자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차량과 보행자, 동물 등 사물의 실체 파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대기업은 필요한 기술력을 지원받을 수 있고, 스타트업은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대표적인 '윈-윈 사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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