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여기는 부류를 '펫팸족(Pet+Family)'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펫팸족을 넘어 '펫미(Pet=Me)족'도 등장했다.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아낀다는 사람들이다. 여가 시간을 비롯해 반려동물을 위해 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분유 시장은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는 4114억원(예상)으로 2013년(4484억원)에 비해 8.2% 줄어들었다. 업계는 올해 시장 규모를 30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펫 푸드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분유 업계 매출은 앞으로도 연 4%씩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가 산업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변화가 두드러지는 분야가 바로 반려동물 산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 '2018 반려동물 의식조사'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전체의 500만 가구를 훌쩍 넘어 23.7%에 달한다.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이미 2016년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용품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에 대한 월 평균 지출은 8만6000원이다. 하지만 지출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KB금융은 지난해 '2018 반려동물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가 유지돼 2023년 4조6000억원, 2027년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펫 푸드 시장 규모는 현재 약 9662억원(추정)으로 지난 2013년(4830억원)보다 2배나 늘었다. 특히 도시형 반려동물로 고양이 사료 시장 성장 속도가 빠르다. 고양이 사료 시장은 2023년까지 27%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돌봄(펫 케어) 시장 규모도 올해 1조8000억원을 웃돌아 8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중국 반려동물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1722억 위안(약 29조원)으로 2013년의 494억 위안(약 8조3200억원)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2023년까지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4723억 위안(약 79조56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F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수는 2013년의 6934만 가구에서 2018년에는 9978만 가구로 늘어났다.
이미진 마미닥터 수석연구원은 '급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 보고서에서 이같은 현상을 '인간화(Humanization)'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반려인들 소비가 고급화되면서 반려동물 건강을 고려한 유기농, 친환경 제품 사용과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의료·케어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전 세대와는 달리, 밀레니엄 세대(1985년~2010년생)는 반려동물을 사람과 동일하게 간주하고 성장한 세대"라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산업의 분야도 다양해졌다. 반려동물의 산책을 담당하는 '펫 워커'부터 반려동물을 위한 재활치료사도 등장했다. 강아지가 보는 TV채널이나, 유료 콘텐츠도 '펫미족'에게는 주요 소비 대상이다.
고용부가 2030 청년 구직자들 선호직종을 조사한 결과 애완동물 미용사는 2014년 121위에서 2018년 90위로 껑충 뛰어 눈길을 끌었다. 저출산·고령화에 애견인 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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