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상품 설계부터 영업방식까지 '보험산업 패러다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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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5-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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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템 개편 등 준비기간 2년도 안 남아

이유문 KB손해보험 계리본부장이 14일 IFRS17 도입 준비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16년 단돈 35억원에 팔린 한국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본사 사옥의 장부가격은 1800억원 이상이었다. 당시 적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회사 가치를 따져보면 적어도 수백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럼에도 알리안츠그룹은 손절매를 단행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대규모 자본이 증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국내 보험업계서도 대규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생보사는 그동안 주력으로 판매했던 저축성 보험을 더 이상 판매하기 어려워지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과거처럼 고금리를 약속할 경우 대규모 책임준비금까지 미리 적립해야 하는 탓이다.

장기보험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손보사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종전처럼 80‧100세 만기 상품을 팔았다가는 리스크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국내 보험업계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다. 간단히 보면 IFRS17은 보험부채 회계처리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부채 평가 방식이 현행 원가평가 방식에서 시가평가 방식으로 변경된다.

그러나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IFRS17은 단순한 회계기준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고집하면 회사가 휘청거릴 수도 있는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하는 탓에 보험 상품 구조부터 바뀔 수밖에 없다. 이는 영업 방식이나 조직 체계의 변화를 부른다.

결국 보험 상품의 설계부터 자본건전성 평가까지, 보험 산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면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보험 산업의 패러다임이 뒤바뀌는 셈이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할 만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제도 도입 1년 전까지 관련 시스템을 완성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제 준비 기간이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 기간 대규모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업계 1위 대형 보험사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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