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는 유독 국내 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주 무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GPA) 투어인 탓도 있지만,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가 유일하게 풀지 못한 과제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이었다.
박인비는 지난해 그 오랜 한풀이에 성공했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박인비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다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일단 대회 첫날 기운은 작년보다 좋다.
박인비는 15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조별리그에서 허다빈을 4홀 차로 꺾었다. 경기를 마친 뒤 박인비는 “전반에 샷이 가까이 붙는 것 없어서 힘들었는데, 후반에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내일과 이번 주 남은 일정 동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이날 전반에 고전하다 후반 들어 날카로운 샷을 되찾았다. 박인비는 “첫 라운드이기 때문에 몸이 덜 풀린 느낌도 있었다”면서도 “스무 번을 넘게 한국에서 대회를 했기 때문에 충분히 적응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첫날을 보낸 박인비의 느낌은 좋다. 박인비는 “오랜 만에 벤트그라스에서 퍼트를 해 재미있었고, 그린 스피드가 빠를 것이라고 생각해 걱정했는데 작년보다 빠르지 않았던 것 같다”며 “거리감이 좋았기 때문에 남은 라운드도 기대가 된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는 버디가 나오지 않아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확실히 작년보다는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회 2연패를 향해 첫 발을 잘 디딘 박인비는 “매치플레이는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좋은 버디 찬스를 계속 만들자는 마음이지만, 매치 상대에 따라 공략을 다르게 해야 한다”면서 “퍼트 할 때도 이 퍼트를 붙여야 하는지, 넣어야 하는지 등등 여러 가지 상황이 있기 때문에 전략이 중요할 것 같다”고 분석하며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는 라데나 골프클럽 인근 숙소에서 마무리 연습을 한 뒤 휴식할 취하기 위해 종종 걸음으로 골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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