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존 볼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속삭이는 자(War whisperer)’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베네수엘라나 북한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와 볼턴이 입장차가 있을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 한 나라가 있으니 바로 이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국가안보 보좌관인 존 볼턴은 외견상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전쟁을 만나본 일이 없어 보인다”며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에 근접해 있으며, 볼턴은 ‘전쟁이 협상보다 낫다’는 철학을 가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LA타임스도 전날 '지금은 존 볼턴의 세상이다. 트럼프는 그 속에서 살고 있을 뿐‘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좌지우지하면서 도처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볼턴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 이스라엘 관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사담 후세인을 처리한 다음 미국의 목표는 이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럼은 미국이 이란핵합의(JCPOA)를 탈퇴토록 한 것도 이란혁명 40주년인 올해가 되기 전에 이란 체제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볼턴의 신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그의 호전성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경한 중동 정책 때문에 (행정부에서) 내분이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백악관에는 강경한 사람도 있고 유화적인 사람도 있다. 내가 안보 보좌관의 의견을 누그러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앞서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불거진 ‘12만 파병설’도 볼턴 보좌관의 요구였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날 "볼턴의 지휘 아래 전쟁의 북이 둥둥 울리고 있다"며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관련 정책이 협상을 선호하고 전쟁을 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르는 것 같지만 결국은 볼턴 보좌관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대치 국면 또한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이달 초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B-52H를 중동 지역에 배치한 데 이어 이날은 비상인력을 제외한 이라크 주재 국무부 직원들의 전원 철수를 명령했다.
이와 관련 아미르 하타미 이란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IRNA 통신을 통해 "이란은 어떤 형태의 위협과 과도한 요구에도 맞설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을 물리칠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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