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가 16일(현지시각) 뉴욕증시 장 마감후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241억 위안(약 4조1500억원)에 달했다. 전 분기 매출 증가율인 22%에서 둔화한 것이다.
같은 기간 바이두는 3억27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5년 뉴욕 나스닥에 상장한 이래 사상 첫 적자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이 예상했던 적자액 1억8750만 위안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날 실적 쇼크로 바이두 주가는 나스닥에서 장 마감후 10% 넘게 하락했다. 14년간 바이두에 몸 담았던샹하이룽(向海龍) 바이두 부총재 겸 바이두 검색포털 대표는 사임했다. 이날 바이두 이사회는 오는 2020년 7월 1일 이전까지 자사주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매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군데군데 선방한 지표도 눈에 띄었다. 구체적으로 1분기말 바이두 모바일앱 일간 활성사용자수(DAU)가 1억74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일간 동영상 재생횟수는 2200만건으로 786% 증가했다.
바이두가 적극 키우는 AI사업도 성장세를 보였다. 바이두의 AI로봇 서비스인 '샤오두(小度)'를 탑재한 스마트설비가 2억7500만개로, 전년 동비 279% 늘었다. 샤오두를 통한 언어 상호교류 횟수는 23억7000만건으로, 8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0년 중국 베이징에 설립된 바이두는 현재 중국 온라인 검색엔진 시장 70%를 차지하는 검색공룡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에 수십억 달러씩 쏟아부으며 신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뉴스피드, 쇼트클립 앱 등으로 광고주를 유혹하는 바이트댄스와 같이 신흥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바이두가 더 젋은 스마트폰 이용자를 앱으로 유치해 광고 매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엘라지 화싱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바이두의 정보 검색엔진으로서 가치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콘텐츠 차별화가 부족하면 이용자 모객에 비용이 많이 들어 운영 마진에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우려 속에서도 바이두는 위정쥔(余正鈞) 바이두 재무최고책임자(CFO)는 "올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고 평했다. 그는 "춘제 마케팅 행사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이것이 단기적으로 순익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춘제 마케팅 덕분에 바이두 앱 트래픽이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위 CFO는 "거시 환경의 여러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으로 온라인마케팅 시장이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며 "수익성과 운영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전략적 신사업 투자도 중시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두웠다. 바이두는 오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251억~266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두를 끝으로 BAT로 불리는 중국 인터넷공룡 3인방(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모두 1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알리바바는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침체 속에서도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알리바바는 15일(현지시각)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934억9800만 위안이라고 밝혔다. 순익은 258억 위안으로 242% 증가했다. 이는 앞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텐센트도 같은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855억 위안에 달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앞서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매출증가율로 보면 2004년 홍콩증시 상장한 이래 역대 최저다. 다만 순익은 17% 증가한 272억 위안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비록 모바일 게임 매출이 2% 감소하는 등 게임사업은 부진했지만 신사업으로 키우는 핀테크 사업부문 매출이 44% 늘어나며 게임 사업 부진을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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