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교총격사건 치료견들, 당당히 고교앨범 한 장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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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5-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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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앨범에 실린 치료견들.

[노트펫] 미국에서 고교 총격사건 생존자들을 위로한 치료견들이 고등학교 앨범 한 장을 장식했다고 미국 버즈피드 뉴스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州) 파크랜드 시(市)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하급생 앨범(yearbook) 한 장에 치료견 14마리의 귀여운 얼굴이 실렸다.

2학년생인 케이틀린 티베츠 편집장은 “총격사건 이후 우리는 앨범이 완벽하고, 가능한 많은 것을 담길 원했다”며 “치료견은 지난해부터 늘 함께 했고 긍정적인 한 가지”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치료견들은 지난해 10월 학생들과 같이 앨범 사진을 찍었다.

지난해 2월 17명이 숨진 파크랜드 고교 총격사건으로 치료견들은 학교에 상주하면서 생존한 학생들을 위로해왔다. 지난 1년여 간 치료견들은 수업에 함께 참여하고, 복도를 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앞발을 내미는가 하면, 운동장과 식당에서 꼬리를 흔들며 학생들과 함께 했다. 심지어 치료견들은 무도회도 함께 갔다.

앨범 자문교사인 새라 러너 영문학 교사는 “개 한 마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수업 중에 개 한 마리가 들어오면 다 큰 18세 학생들이 갑자기 감상적인 5살 아이가 됐고,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설명했다.

치료견들은 사진 찍기 전에 목욕도 하고, 멋도 냈다.

교장이 예상치 못하게 학교를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 2월 총격사건 1주년을 치러냈다. 그리고 지난 3월 생존한 고교생 2명이 일주일새 잇따라 극단적 선택하는 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힘든 시기마다 치료견들은 학생들 곁에 있어줬다.

치료견들을 앨범에 싣는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은 러너 교사였다. 러너는 지난해 10월 “나는 조련사들 중 한 분에게 그 생각을 말했고, 그 다음 방에 개 15마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우리는 개들을 의자에 앉히면 개들은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었고, 그날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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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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