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 후반까지 올랐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올 들어 초반으로 떨어지며 은행 예금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자 저축은행 수신액은 2년만에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3월 말 기준 연 2.32%로, 지난해 9월(연 2.72%)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같은 기간 등락을 보이며 연 2.01%에서 2.05%로 소폭 올랐다. 이로써 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차는 지난해 9월 0.71%포인트에서 올해 3월 0.27%포인트로 대폭 축소됐다.
저축은행의 금리경쟁력이 떨어지자 고금리를 바라는 예금자들은 저축은행을 떠나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 수신액은 지난해 금리 상승기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해 올 들어 6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 1월 60조8770억원에서 2월 60조7298억원, 3월 60조1657억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전월 대비 저축은행 수신액이 줄어든 건 2015년 4월(-422억원) 이후 처음이며, 두달 연속 감소한 건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달리 시중은행의 원화 예금액은 지난 2월 처음 1400조원을 돌파했고, 3월 1426조원으로 전월 대비 21조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1.50→1.75%)을 단행했는데도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내린 건 앞다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11월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총 23개사가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한 영향이 컸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예상 밖의 정기예금 판매 실적을 거두자 저축은행들은 유동성 관리를 위해 수신금리를 인하했다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은 특판 때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예금 만기가 도래하면 그 고객들이 빠져 유동성 악화가 반복된다”며 “취약한 유동성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 고객 확보 차원에서 대형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시장에 뛰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퇴직연금시장에서의 초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저축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통해 판매고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