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으로 원화 가치가 1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는 수출 및 대외의존도가 높다보니 환율 급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반면 외국인의 자금 이탈과 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110.20(2010년 100 기준)으로 1달 전보다 0.6% 하락했다. 이는 2017년 9월 109.64를 나타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물가상승 효과를 차감해 외국상품에 대한 실질 구매력을 따지는데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놓은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원화의 연평균 실질실효환율이 전년 대비 1% 상승해 2013년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원화가치는 지난해 말 이후 하락세로 반전하는 모습이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11월 113.99를 찍고는 12월부터 5개월째 하향세다.
원화는 5월 들어서도 달러·유로·엔 등 주요 교역대상국 통화와 대비해 가치가 하락해 실질실효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17일 종가 기준 달러당 1,195.7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2.3%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는 강달러 기조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수출 부진 등 경기여건 악화가 꼽힌다.
지난해 말 이후 부진에 빠진 수출 측면에서는 실질실효환율 하락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교역상대국들이 한국산 상품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내외 경기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원화가치 하락이 수출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중간재를 수입해 수출하는 비중이 크고 공장의 해외 이전도 늘어나면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며 "환율 레벨보다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수출에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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