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도 증시 간판인 BSE센섹스 지수는 1421.90포인트(3.75%) 급등한 3만9352.97에 거래를 닫았다. 3년여래 일일 최대 상승폭인 데다가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다. 인도 루피화는 이날 하루에만 달러 대비 1.1%나 뛰어올랐다.
조셉 토머스 엠카이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타임스오브인디아에 “국내 증시가 업종 전반에서 전례없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현재 집권당이 과반 득표로 정권 유지에 성공할 것이라는 안도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하루 앞서 발표된 현지 언론 출구조사에서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이끄는 국민민주연합(NDA)은 연방하원 543석 중 267~35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272석을 넘겨 과반 득표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23일 공식 집계가 나와야 확실해지겠지만 모디 총리가 5년 더 인도를 이끌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미중 무역갈등과 대외 경기둔화 속에서 경제 모멘텀을 살리는 게 급선무로 떠올랐다. 오는 31일 발표될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이 6.6%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밖에도 인도 차기 정부는 5가지 부분에 집중해 경제 과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첫 번째는 과제는 재정적자 해소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표심을 얻기 위해 빈곤층과 농민에 대한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이 공약을 지키려면 재정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 올해 인도 정부는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4%로 정했지만 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인도의 재정적자가 확대될 경우 인도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어 정크 등급으로 굴러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자리 창출도 해결이 시급한 문제다. 매달 인도에서 노동시장에 새로 편입되는 인구는 100만 명에 이른다. 인도는 2년 넘게 공식 고용지표를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실업률은 6.1%로 45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업체에서는 실업률이 7.6%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인도 최대 인프라 투자회사인 IL&FS의 디폴트위기는 인도 그림자금융의 위험성을 극명히 보여주었다. 그림자금융은 인도에서 지난 3년간 신규 대출의 3분의 1을 공급한 것으로 추산된다. 모디 정부가 IL&FS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인도판 리먼브라더스 사태는 막았지만 신용경색으로 경제 여파가 남아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인도 차기 정부 앞에 놓인 네 번째 과제는 무역이다. 인도가 무역 흑자를 마지막으로 기록한 건 2002년 3월이다. 고속 경제성장에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다. 또 인도는 원유 순수입국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인도의 경상수지적자는 GDP의 2%에 달했다. 경제 둔화와 보호무역이라는 글로벌 환경에서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을 늘리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다섯 번째 과제로 투자를 꼽았다. 지난 4년 동안 인도에서 고정투자는 GDP의 30% 수준에서 정체됐고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감소세를 띠고 있다. 총선을 앞둔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지만 인도의 보호주의 및 관료주의는 외국인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동남아시아로는 FDI가 몰리는 것과 비교된다.
엘라라캐피탈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노트에서 “부진한 민간투자는 각별한 주의를 가지로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재정 원칙을 고수하고 금융시장으로부터의 급격한 이탈을 피하는 것은 민간투자 증대를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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