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이나 그 지역에 대한 정체성은 문화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하는 창동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을 통해 앞으로 도봉구가 대한민국 음악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동진 서울시 도봉구청장(사진)은 22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도봉구는 서울아레나를 핵심으로 하는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을 통해 '변방의 잠자는 도시’에서 250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아오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공연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레나 공연장 건립 사업은 작년 말 정부의 투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동진 구청장이 아레나 공연장을 첫 구상한 시기가 2011년이었으니까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도봉구 최초로 3선에 성공한 이동진 구청장은 '문화만이 도봉구를 발전시킬 유일한 전략'이라고 믿고, 민선 5·6기 문화를 베이스로 하는 행정을 펼쳐왔으며 이번 민선7기 결실을 맺고 있다. 그는 "서울 외곽 베드타운화 된 도봉구에 지역 정체성과 발전전략을 찾는 부분에서 '문화'를 내세웠던 것"이라며 "기존의 도시 이미지를 바꾸고 도시 활력을 증진하기 위해 문화를 통한 도시발전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서울 변두리 베드타운에 문화콘텐츠 옷 입히다
2010년 민선 5기 도봉구청장으로 취임한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구만의 지역적·역사적 자원을 활용한 도시 이미지 개선과 이를 통한 지역 발전'을 약속했다. 베드타운, 서울의 변두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도봉구에 '문화'를 입혀 변화를 주고자 한 것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민선5·6기를 거치며 한국문학의 대표시인 김수영문학관, 인권운동가 함석헌 선생의 기념관,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 전형필선생의 간송 옛집, '둘리의 고장' 쌍문동에 세워진 둘리뮤지엄, 창동역사공원 등 역사문화시설을 발굴·조성했다. 유해업소가 즐비했던 방학천 주변을 문화예술거리로 조성했으며, 방치됐던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을 평화문화진지라는 문화창조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2012년 시작한 창동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은 도봉구의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다. 이동진 구청장은 "사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서울시의 협력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선 박원순 시장에게 매우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레나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전문공연장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창동역 인근 5만149㎡ 시유지에 사업비 5284억 원(민간자본)을 투입해 아레나공연장(1만8400석), 중형공연장(2000석),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달 제3자 제안공고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2020년 9월 착공, 2023년 말 공사를 마무리, 2024년 1월 개장할 계획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싸이, BTS 등 케이팝의 세계적 돌풍에도 불구하고 대형 전문공연장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아레나 공연장 건립을 구상하게 됐다. 대규모 상징적 건축물을 짓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로 인해 파생되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며 "도봉구뿐만 아니라 인근 자치구까지도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아레나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생산 5994억 원, 총부가가치 2381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총 7765명의 고용효과(공사기간 4465명, 운영기간 3300명)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선 서울아레나 건립으로 약 300개의 문화기업 그리고 1만3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서울아레나가 완공되면 그동안 잠실 올림픽경기장,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던 국내외 유수 아티스트의 공연 대부분이 이곳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부수적인 상업시설이 늘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지표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아레나' 통해 도봉구, 대한민국 공연문화 중심지로
서울아레나 건립은 최대 규모 공연장을 짓는다는 의미를 넘어 서울 동북권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히 아레나 공연장 건립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아레나 공연장을 통해 만들어지는 300개의 문화기업과 1만 3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수용하기 위해 49층 높이의 대규모 창업·문화산업단지 조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창업·문화산업단지는 사업비 약 3000억 원을 들여 연면적 약 15만㎡ 규모로 조성되며 오는 9월 착공한다. 이곳에는 약 2500명의 업무가 가능한 청년창업오피스, 약 300개의 문화산업오피스가 있는 문화창업시설과 창업창작레지던스, 대중음악 전문대형서점, 영화관, 공연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동북권 창업센터 및 50+캠퍼스'가 작년 9월 착공해 현재 공사 중이다.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 중 가장 먼저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곳은 사업비 486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7744㎡ 규모의 복합시설로 조성되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서울아레나를 통해 음악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유통하는 이른바 음악산업의 생태계가 조성하려고 한다"며 "음향이나 조명 등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산업이 존재하는데, 이런 산업들이 쉽게 도봉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공적 기반을 제공하는 등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권 세대융합형 복합시설 옆에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체험공간이 될 550억 규모의 로봇과학관과 사진미술관 건립도 국내 최초로 추진되고 있다.
로봇과학관은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6305㎡ 규모로 사업비 약 307억 원이 투입되며 2020년에 착공해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제설계공모를 마치고 올 4월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가 진행되고 있으며, 로봇기술이 건립 전 과정에 적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미술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109㎡ 규모로 사업비 약 246억 원을 투입해 건립되며, 2020년 착공 및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올 6월 설계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창동역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C노선(양주∼수원)의 정차역으로 확정됐으며 작년 12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2021년 착공,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창동역에서 강남까지 한 10분이면 갈 수가 있고 수원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하철1호선과 4호선이 지나는 창동역에 GTX 노선이 겹쳐지면 동북권 지역의 핵심 교통축 역할을 하게 된다"며 "특히 서울아레나가 지어졌을 때 전국적으로 관람객이 오는 데 상당히 좋은 교통 여건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봉구의 커다란 변화의 흐름, 유종의 미 거둘 것
도봉구는 작년 말 '도봉구 일자리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일자리기금을 조성했다. 올해 시작해 2023년까지 구비로 매년 12억6000만원씩, 총 50억4000만원을 조성해 공공일자리사업 운영과 청년 취·창업 일자리사업 운영, 청년 취·창업 지원, 일자리 창출 정책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인 일자리 관련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정책의 폭이 넓지는 않다"며 "그러나 그 수준에서 해보자고 생각해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자리기금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찾아가는 원스톱 기업경영 컨설팅도 매달 진행하고 있다. 법률, 세무, 노무, 신용보증, 행정 등 9명으로 구성된 추진단이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즉시 해결해 주거나 시·정부 관련 문제의 경우 상급기관에 제도개선을 요구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업이다. 그는 "도봉구에는 많은 영세사업체가 있는데 정보 부족으로 정부 지원제도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찾아가는 원스톱 기업경영 컨설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2010년 첫 임기를 시작해 올해 아홉 번째 해를 맞이했다. 3선 연임 제한이 있기 때문에 구청장으로서는 마지막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도봉구를 세 번 맡겨 준 주민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임기를 마쳤을 때 주민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다"며 "도봉구가 계획했던 커다란 변화의 흐름,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으로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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