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무더기 리콜 사태' 2년 전 언론 보도 수차례...국토부 '늑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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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5-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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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보도·소비자 신고에도 사실상 방치

  • 리콜 결정 불과 9일 전 결함조사 나서

지난해 7월 자동차 제작·수입사 BMW의 엔진 화재 사고로 인한 차량 10만여대 리콜 사태에 앞서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 차량 결함의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국토교통부 등 유관 기관이 '늑장대응'해 사태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BMW의 리콜 사태 2년 전부터 주행 중 화재와 관련, 언론 보도가 수차례 이어졌고 소비자 불만 신고와 BMW·환경부가 제출한 자료 등을 활용해 차량 결함조사를 실시했어야 했지만, 지난해 7월 화재가 여러 차례 발생하고 나서야 조사에 착수하는 등 사전대응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22일 '자동차 인증 및 리콜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BMW 차량 화재. [사진=창원소방본부]


국토부는 '자동차관리법' 등에 따라 교통안전공단이 자동차 결함정보 수집·분석 등 제작 결함조사 업무를 대행하게 하고 이를 관리·감독 중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월 이후 BMW 차량의 주행 중 화재 기사가 매월 평균 1회, 기획기사는 총 11회 보도되는 등 다른 차량과 비교해 많은 기사가 잇달아 보도되고 있었지만,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은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감사 결과 국토부는 BMW 차량 화재가 사회문제화되자 지난해 7월 교통안전공단에 제작결함조사를 지시했고, 교통안전공단도 국토부의 지시를 받고서야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교통안전공단은 2017년 11월 BMW 차량 소유주로부터 화재 당시 CCTV 영상 및 화재부위 사진과 함께 'BMW로부터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냉각기 부분의 슬러지(매연·오일 등 퇴적물)로 인한 화재로 판명받았다'고 상세한 신고를 받고, 더 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자세히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는 유사한 신고 총 6건을 받고도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또한 BMW가 2017년 11월 교통안전공단에 제출한 기술정보자료에는 당시 차량 화재 사고와 유사한 고장 증상과 원인, 수리방법이 설명돼 있었지만, 교통안전공단은 관련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하지 않았고 국토부 역시 이를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BMW 차량 화재 문제를 사전에 막지 못한 채 사회문제화된 이후인 지난해 7월 16일에야 결함조사에 착수했다. BMW가 자발적 리콜을 결정한 7월 25일을 불과 9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가 결함을 확인하고도 제작자의 반발 등을 이유로 리콜 조치 대신 법적 근거가 없는 '공개 무상수리 권고'를 결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토부는 리콜 사후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제작·수입사가 리콜 대상 차량을 적절하게 조치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과징금이나 고발 등 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결함 있는 자동차가 리콜되지 않은 채 판매됐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37개 자동차 제작·수입사가 리콜 대상 차량 7010대를 시정하지 않은 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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