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본사가 있는 울산에서 상경해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에서 물적분할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합병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까지 더해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런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 노조는 합병을 위한 물적분할이 결의될 경우, 자회사 소속으로 신분 강등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근로조건이나 고용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사장 명의로 단체협약 승계 및 고용안정을 약속했지만, 이는 무조건적인 게 아니다"면서 "협상을 단서로 단 만큼, 약속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사측은 노조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앞서 21일 현대중공업은 한영석·가삼현 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고용승계 등 현재 상태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서는 사이 업계 안팎에선 양사 합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각국에서 합병 승인을 받는 '기업결합심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물적분할 후 합병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노조에서 합병에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각국에서도 부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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