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선 미국이 최근 압류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Wise Honest)를 반환해야 한다고 거급 촉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대북제재 강화만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북한 화물선 '어니스트'호 압류는 북미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핵 협상 재개를 위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 해제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사는 또 "우리가 미국식 힘의 논리나 압박이 통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심대한 계산 착오"라면서 "우리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국제사회도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화물선 어니스트호는 북한산 석탄을 싣고 운항하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적발된 뒤 이달 초 미국에 압류됐다. 미국은 어니스트호 몰수를 위한 사법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뉴욕 연방법원에 민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 김성 유엔주재 대사를 주재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어니스트로 압류는 불법적이고 터무니 없는 행위"라며 선박 반환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김 대사는 "미 국내법에 기초한 대조선 '제재법'과 같은 일방적인 제재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어긋나는 비법적 행위"라며 "유엔 헌장을 난폭하게 짓밟은 주권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1만7000t급 선박으로 건조된 지 30년이 지나 노후화 됐지만 여전히 북한 내에서는 손에 꼽히는 주력 상선이다. 총길이 176.6m, 폭 26m에 최대 2만7881t을 적재할 수 있어 크기나 운송 능력 면에서 다른 선박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은 굳건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와 미국 제재를 이행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데 대해 의지가 확고하다"며 "우리는 제재 이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제는 그간 북한을 직접 겨냥하지 않던 미국이 보여준 직접 제재 성격이 강하다. 미국이 북한의 해상무역 봉쇄 의지를 보여준 동시에 아직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굳건하게 작동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2013년부터 5년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미국의소리(VOA)방송과 인터뷰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행적은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으로 미국이 유엔 결의에 근거해 올바른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