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은 이번 총선에서 하원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선거위원회의 발표를 인용해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보도했다.
인도 하원의 총 의석수는 542개다.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272석 확보가 필요하다. BJP 주도의 정당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우위를 보이는 선거구 무려 340∼350곳에 달한다고 BBC 등 외신은 전했다. BJP는 이번 총선에서 열세 지역으로 꼽히던 웨스트벵골, 오디샤 등 남동부 여러 주에서도 2014년보다 좋은 성적은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BJP 단독으로 확보한 의석도 과반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1984년이후 처음으로 단독 과반을 차지하는 당이 나오게 된다.
BJP가 300개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모디 총리의 정치력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총리와 BJP는 지난해 주요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올해 총선을 위기를 맞았다. 농산물 가격의 폭락으로 농민들의 생활이 궁핍해지고, 실업률이 크게 치솟으면서 모디노믹스에 대한 비판은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고조된 파키스탄과의 긴장은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자무 카슈미르 주지사인 라빈더 라이나는 23일 이번 승리는 "민족주의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라이나 주지사는 “이번 선거는 민족주의와 반민족주의의 전쟁이었으며, 이번 승리는 국민들의 승리, 민족주의의 승리"라고 기자들에게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디 총리의 당선은 포퓰리즘 승리의 또다른 사례로 평가했다. 힌두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모디총리의 재선은 대표적인 우파민족주의자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4선 성공,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권 연장과 같은 선상이라는 것이다.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의 마이클 쿠겔만 아시아 프로그램 부회장은 WSJ에 “현재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세계 전체의 축소판과 같다"면서 "인도의 상황은 현재 전세계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민족주의적이며 강경한 파퓰리즘 지도자들이 인기가 있는 흐름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모디 총리는 단결을 이야기하지만, BJP 내부에서도 잦은 분열이 있을 뿐만 아니라 힌두민족주의가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무슬림 공동체들은 2등 시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BJP 내부에서는 지난 1992년 아요디야에서 힌두교도들의 반란으로 파괴된 이슬람 사원 자리에 힌두교 사원을 짓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투자자들은 모디의 재집권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집권 2기를 맞은 모디 총리가 경제발전을 위한 개혁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치솟은 실업률과 농민 빈곤 문제들은 모디 2기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3일 센섹스, 니프티 지수는 장중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모디 총리의 재선을 환영했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뭄바이 증시 센섹스(SENSEX) 지수는 이날 사상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50대 우량 기업주로 구성된 니프티(NIFTY) 지수도 사상최초로 1만 2000선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모디 총리의 재집권이 향후 인도 경제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인도 루피화는 달러 대비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최근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통화들이 흔들리고 있지만, 인도 루피화는 이번주 초부터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장 후반들어서 주식시장은 물론 환율시장도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와 인도 경제가 맞닥뜨린 실업 등의 우려로 시장의 흥분은 다소 가라앉는 모습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해외 정상들도 축전과 트위터 등을 통해 모디의 재선을 축하했다고 인도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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