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원회 신임 부위원장은 취임 첫 날인 24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을 방문해 이 같이 밝혔다. '타다'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를 비판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지원사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23일 최 위원장은 "혁신 과정에서 소외된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혁신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 대표에게 "무례하다", "이기적이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손 부위원장은 "혁신성장을 하면서 혼선된 모습을 보이냐고 할 수 있지만 그 정도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혁신성장 바람 속에 소외가 깊어질 수 있다"며 "혁신이 가진 큰 위험성이 그런 쪽에 있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는 차원에서 위원장이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에서 혁신서비스 때문에 피해를 받는 분들은 편리한 서비스를 쓰지 못하는 노령층이나 장애인이 될 것"이라며 "생계 끝자락으로 내몰리는 택시업계와 같은 그런 부분을 야기하지 않는다. 혁신서비스 때문에 위협을 느끼는 쪽은 대형 금융회사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부위원장은 카드사 등 기존 금융회사의 혁신을 요구했다.
그는 "카드사의 경우 페이수단이 발전하고 있지만 카드 인프라가 너무 잘 돼 있어 각종 페이가 활성화되지 않아 진정한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며 "기존 금융사가 위협감을 느낄 정도로 혁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손 부위원장은 앞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자영업자 문제, 도저히 빚을 못갚는 채무조정 문제 등 그간 몇 달 동안 발표해온 정책들이 있는데 더 구체화해나갈 것"이라며 "고령화에 따른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많아 몇 달 동안은 노후 대비에 더 많은 정책 여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을 묻는 질문에는 "금감원과 관계는 상대적으로 갈등을 근본적으로 내포할 수밖에 없다"며 "연초 이후에는 수면 위로 불거진 문제는 없지만 한국투자증권이나 특사경 문제는 우여곡절이 있지만 잘 마무리되고 봉합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부위원장은 "그런 것 없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면 금감원이 금융위의 손발처럼 움직이는 기관이냐, 견제와 균형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며 "때문에 건전한 경쟁과 비판, 갈등 속에서 관계를 정립하고 큰 틀에서 금융정책의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김용범 전 부위원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손 부위원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 인창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브라운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3회로,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경제분석과에서 서기관을 지낸 뒤 외화자금과장·국제금융과장 등을 거쳤다. 금융위에서는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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