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선거 종료 뒤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11개국의 출구조사와 17개국의 선거전 여론조사를 토대로 예상 의석수를 분석했다.
전체 751석 가운데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그룹이 173석을 얻으면서 1당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현재 EPP 의석 수인 217석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S&D) 그룹 역시 147석을 얻으면서 제2당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S&D의 의석수도 186석에서 크게 줄었다. 결과적으로 장기간 동안 EU 체제를 떠받쳤던 EPP와 S&D 연정 의석수는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ALDE) 그룹은 68석보다 34석이 많은 102석을 차지하며 제3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녹색당(Green) 계열은 현재 의석수인 52석에서 19석이 늘어난 71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당 계열은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 아일랜드에서도 지지율이 크게 높아졌다.
AP 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의 연정이 과반을 얻지 못하면서 정책 결정 과정은 보다 복잡해졌으며 녹색당과 자유민주당 그룹이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또 "이번 선거는 민족주의, 포퓰리즘, 그리고 극우파 운동들의 시험대"였다"면서 "유럽에서는 최근 몇년 간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몰려든 난민과 불평등이 주요한 정치이슈가 되면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킨 미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 대해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유럽연합의 존재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지난 1979년 이래로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주도하는 친EU파들은 기후변화와 난민과 같은 거대한 문제들은 한 국가가 개별적으로 처리하기는힘든 이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극우·포퓰리즘 성향의 국민연합(RN)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성향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를 이길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은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RN의 예상 득표율은 24∼24.2%이며, 집권당인 앙마르슈는 22.5∼23%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녹색당도 12∼12.7%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집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28%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5년 전의 35%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 역시 득표을이 15.5%에 머물면서 지난 선거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녹색당은 지난 5년전 10.7%에 불과했던 득표율이 22%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역시 득표율이 5년 전보다 3.4% 포인트 높은 10.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는 중도좌파 민주당(PD)이, 반체제 성향의 집권당 '오성운동'은 18.5∼22.5%를 득표해 3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살비니 부총리는 "분위기의 변화"를 느낀 다면서 '동맹'의 승리는 "유럽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전망은 실제 개표 뒤 달라질 수 있지만, 전체적 판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제외하고 통계를 낸 투표율은 20년만에 최고인 51%를 기록했다. 정치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반영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 뤽상부르 역에 유럽연합(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선거 투표 독려 캠페인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EU는 23일 영국과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유럽의회를 구성할 의원 751명을 선출하는 투표를 실시한다.[사진=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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