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전면전 임박…中, 핵심소재 금수·IT 제재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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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배인선 기자
입력 2019-05-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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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경제 자신감' 피력, 보복관세 부과할듯

  • 후속협상 미정 속 미·중 갈등 격화 불가피

  • 배터리·반도체 소재 등 보복 수단 '만지작'

  • 美 안보이슈로 화웨이 때리기 모방 조짐도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오는 6월 1일부터 대미 보복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돼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중국 경제 관료들은 미국의 압박이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자신하며 항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용 코발트와 반도체용 비소 등 핵심 기초 소재까지 대미 반격 카드로 검토 중이다.

화웨이 제재에 나선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을 향한 보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美 압박 통제 가능", 보복관세 강행할 듯

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닝지저(寧吉喆)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겸 국가통계국장은 "미·중 무역 마찰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닝 부주임은 "4월 일평균 발전량은 전년 동월보다 6.5% 증가했고 철도와 항만을 통한 물동량도 증가세"라며 "올 1~4월 도시지역 신규 취업자는 459만명으로 연간 목표의 42%를 달성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세가 외부의 지적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반박이다.

상무부 부부장(차관급)을 지낸 가오옌(高燕)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은 이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미·중 무역 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안정적"이라며 "중국은 시장 규모가 크고 내성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고위 관료들이 실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대미 보복관세 부과를 앞둔 사전 포석의 성격도 짙다.

미국이 연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리자, 중국도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5~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전날 왕즈쥔(王志軍·사진)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미국의 관세율 인상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과 경쟁력 하락, 주문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제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면전 불가피, 中 반격 카드는?

지난 9~10일 워싱턴 담판이 종료된 뒤 아직까지 후속 협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관세폭탄을 주고받을 경우 무역전쟁은 전면전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최대 압박 전술에 맞설 중국의 반격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진창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교수는 한 경제 매체를 통해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미국 국채 매각 △중국 내 미국 기업 제재 등 세 가지 카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화통신 계열 참고소식망은 희토류 중 반도체용 비소, 액정표시장치(LCD)용 인듐, 연료전지용 스칸듐, 의료·원자 연구용 비스무트 등의 수출을 제한할 경우 미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등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도 대미 공격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다.

참고소식망은 블룸버그 통신 보도 등을 인용해 "전기차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67%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반면 미국의 점유율은 9%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코발트의 경우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테슬라의 전직 구매 담당 임원은 "미국은 자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소재에 미래 발전을 의존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는 미국에 거대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와 유사한 방식의 보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국가인터넷판공실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인터넷안보 심사 방법'이라는 새 규제안을 공개했다.

규제안은 중국 내 주요 IT 인프라 운용 사업자가 부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는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심사하도록 했다.

중국 정부가 안보 위험 등을 이유로 미국 등 외국 제품의 반입을 금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퀄컴·구글·인텔·ARM 등 일반 기업은 물론 와이파이동맹(Wi-Fi Alliance), SD연합 등 기술표준 협회들도 화웨이 배제에 동참한 상황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주 중으로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중국산 제품이 미국에 도착하고 중국도 보복에 나서면 무역전쟁은 전면전으로 치닫게 된다"며 "중국이 준비한 카드가 조만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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