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회사 이코노미스트인 댄 핸슨과 톰 올릭은 미·중 무역전쟁의 시나리오별 충격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들이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 제품에 모두 25%의 폭탄관세를 매기고, 이 여파로 증시가 10% 주저앉는 경우다. 핸슨과 올릭은 증시의 조정이 소비와 투자에 직격탄을 날려 무역전쟁의 충격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중국과 미국, 세계 GDP가 2021년 중반에 각각 0.9%, 0.7%, 0.6% 감소할 것으로 봤다. 세계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이 약 6000억 달러에 이르게 되는 셈이다.
미국과 중국 증시는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도 아직 연간 기준으로 상승세를 띠고 있다. 애플을 비롯한 대형주가 무역전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면 급격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상대방 기업, 특히 기술기업을 무역전쟁의 주요 표적으로 겨누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세가 이 수준에서 유지되면 중국과 미국의 GDP가 2021년에 각각 0.5%, 0.2% 주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전 세계 GDP 감소폭도 그만큼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국이 전면전을 불사할 태세라는 점이다. 미국은 이미 연간 3000억 달러 규모의, 사실상 남아 있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고, 중국도 추가 보복을 벼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주고 받는 모든 제품이 폭탄관세 부과 대상이 될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이 경우 중국과 미국, 세계 GDP는 같은 기간에 각각 0.8%, 0.5%, 0.5% 위축될 전망이다.
주목할 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에 유독 취약한 나라들이다. 블룸버그의 마에바 커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를 근거로,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충격이 ①대만 ②한국 ③말레이시아 ④싱가포르 ⑤태국 순으로 클 것으로 분석했다. 대만의 경우 전체 GDP에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6%로 가장 높았고,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각각 0.8%, 0.7%로 뒤를 이었다. 세 나라 모두 중국의 대미 수출에서 컴퓨터, 가전제품 부문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미국의 대중 수출 타격에 가장 취약한 나라는 ①캐나다 ②멕시코 ③아일랜드 ④사우디아라비아 ⑤대만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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