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은평구는 주민 반발에도 불구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을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광역자원순환센터'는 은평구가 지축기지 앞 지역난방공사와 인접해 있는 진관동 76-40번지 일원에 설치를 희망하고 있는 폐기물처리장이다. 은평구는 광역재활용처리시설을 지하에, 지상에는 축구장, 배드민턴장, 족구장 등 체육시설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광역자원순환센터는 당초 부분지하화로 건립이 추진됐지만 주민 의견을 수렴해 현재는 완전지하화로 가닥이 잡혔다.
은평구는 폐기물 자체처리비율이 지난해 기준 37%에 불과한 지역이다. 특히 지난 4월 중국이 재활용쓰레기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폐기물처리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간 은평구내 생활폐기물을 처리해온 경기 양주소각장은 반입계약량을 재작년 80톤에서 지난해 30톤, 올해 20톤까지 줄였다. 양주시가 도시확장 계획을 천명하면서다.
고양시가 폐기물 적환장이 있는 도내동 차고지를 타 지역으로 옮길 것을 요구 중인 데다 지난해부터 폐기물 처분부담금이 시행돼 은평구의 폐기물처리는 더 큰 어려움에 맞닥뜨릴 전망이다.
하지만 은평구민 및 은평구와 인접해 있는 경기 고양시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집값 하락, 거래량 감소 등을 우려해서다. 은평구 진관동 C공인 관계자는 "아파트마다 '결사반대' 현수막을 걸어뒀다"며 "외부에서 찾아오는 매수손님들은 현수막이 왜 붙었냐고 물어보곤 '조금 더 (매수를) 고민해보겠다' 하고 돌아가기 일쑤"라고 말했다.
은평구 주민 A씨는 "집값 하락도 집값 하락이지만 악취·분진이 걱정"이라며 "구로구 항동의 경우 적환장 건립 후 악취와 분진이 발생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 적환장을 설치하기보다 배출지에서 폐기물을 엄격하게 선별하면 세금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만 은평구의 추진 의지가 확고한 만큼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센터 설립으로 야기되는 소음, 분진 등이 해결되면 입장을 선회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C공인 관계자는 "폐기물을 실은 트럭들이 심야에 수도 없이 다닌다고 하더라"며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잠자리가 불편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은평구는 "서북3구 청소차량 90대는 통일로, 자유로, 권율대로 등으로 분산되고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집중 운행돼 통일로 교통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다"며 "향후 은평구 폐기물을 마포소각장으로 직송하면 운행차량이 50대로 감소해 교통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은평구는 주민 설득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지난 2월 25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진관동 40개 아파트단지 가운데 20여개를 직접 찾아 주민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구정에 대한 주민 이해도를 끌어올리고 사업 추진에 있어 주민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목표에서였다.
은평구는 지난달 27일에도 2차 주민설명회를 가졌지만, 이는 건립 반대 주민 및 고양시 의원의 단상점거 시도로 시작 후 10여분 만에 중단됐다.
구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설명하고 환경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설명회가 중단돼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소통의 기회를 계속 마련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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