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밖 청소년 5명 중 4명, "가정 복귀 안 해...주거비 등 자립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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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5-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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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명 중 7명 가족 간 갈등·폭력 경험..."경제적·장기 진로계획 지원 시급"


가정 밖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주거 및 자립정착금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6~9월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회복지원시설 청소년 총 7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 밖 청소년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7년 기존의 '가출청소년'이라는 용어를 가정 밖 청소년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에 따라 이번 조사 대상을 청소년쉼터(이동·일시·단기·중장기)와 청소년자립지원관 등을 통해 조사된 만 15세 이상 청소년으로 선정했다.

이외에 소년법 제32조의 감호위탁처분을 받았으나 갈 곳이 없어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이나 쉼터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가정 밖 생활의 주된 이유. [그래프=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우선 이번 조사 결과, 가정 밖 청소년 10명 중 7명 이상이 가족 간 갈등이나 폭력을 이유로 가정 밖 생활을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 밖 생활이 주된 이유 1순위로 '가족과의 갈등'을 언급한 청소년이 49.7%, '가정 폭력을 피하기 위해'를 1순위로 언급한 청소년은 24.5%로 집계됐다.

64.8%는 '부모님(보호자)을 믿고 의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주로 믿고 의지하는 이들은 '보호시설 종사자'(74%), '친구 및 선후배'(68.6%)인 경우가 더 많았다.

또한 과반수에 가까운(46%) 조사대상 청소년은 가정복귀보다 자립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정 복귀를 원하는 청소년은 19.6%, 자립을 원하는 청소년 46.0%, 다른 기관·시설로 가겠다는 청소년 8.3%, 특별한 계획이 없는 청소년은 26.2%이었다.

가정 밖 청소년 5명 중 4명은 주거지원·자립정착금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밖 청소년들의 경제적 상황을 빚과 저축 정도로 나눠 살펴본 결과, 가정 밖 청소년들은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가정 밖 청소년의 14.6%는 현재 빚을 지고 있으며 빚을 진 청소년의 1인당 평균 액수는 약 265만원이었다. 또한 9.1%는 신용불량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8%의 가정 밖 청소년들이 저축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이들의 일인당 평균 액수는 약 112만원으로 청소년들이 자립을 준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액수로 드러났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자립의지를 파악한 결과, 대부분의 조사항목에서 60%가 넘는 긍정응답을 보였다.

 

가정 복귀 vs 자립 계획. [사진=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그중 '나는 앞으로 내가 갖고 있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는 85.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여 조사대상 청소년들 대부분이 목표 성취를 위해 노력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취업지원 경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취업성공 패키지 △내일이룸학교 △내일배움카드제도 △일학습병행제 △기타 정부지원 등 대부분 20% 미만의 낮은 경험률을 보였다.

자립관련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주거지 및 주거비 지원이 83%, 자립정착금 지원이 80.7%로 그중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다음으로 △취업정보 제공(76.6%) △건강지원(76.4%) △학비지원(76.3%) △직업훈련지원(76.2%)에 비슷한 수준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이어 △경제교육 및 관련 정보 제공(74.0%) △취업준비 지원(73.3%) △진로지도(71.8%) △취업 후 사후관리(71.1%) 등에 대해 청소년의 70%가 넘게 필요하다고 응답해 주거지원과 자립정착금 다음으로 취업 및 진로와 관련된 지원도 상당수 필요로 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들의 부채는 열악한 경제력과 맞물려 자립의 걸림돌이 되므로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주거비 및 자립정착 지원 우선 확대가 시급하다. 다음으로 취업정보 제공과 건강지원, 학비지원, 직업훈련지원 등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희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정 밖 청소년의 상당수가 가정의 폭력이나 갈등으로 집을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을 적극적으로 정책 대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가정 복귀를 원하지 않거나 여건이 안 될 경우 자립을 모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진로탐색 및 장기적인 진로계획부터 경제적 지원까지 아우르는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병국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은 "그동안 정부는 가정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지원 노력을 주로 아동양육시설 등 대안양육체계의 청소년들에게 맞춰왔다"면서 "이번 연구는 가정 폭력 및 학대, 갈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집을 나왔으나 다시 복귀할 수 없는,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삼아 차별성을 가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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