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사후규제안을 둘러싸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국회는 공전을 거듭하는 상황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다.
국회와 정부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출고된 유료방송 관련 기사들은 '다시 논의'라는 단어가 꼭 들어갈 정도로 논의에 진척이 없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 법안소위를 열고 과기정통부에 사후규제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6월 합산규제가 일몰된 지 10개월여 만의 요청이다.
그러나 5월이 다 지나가도록 유료방송 사후 규제는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부처 간 이견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기정통부는 방송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춰 시장 자율을 좀 더 강조한 반면, 방통위는 '시장집중사업자'를 지정하자는 안을 내놨다.
사후규제안 제출 과정에선 혼선도 빚어졌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16일 사후규제안을 내면서 방통위의 의견을 포함하지 않았고, 결국 방통위는 사후규제안을 따로 제출해야 했다. 과기정통부는 한 차례 수정된 안을 다시 냈지만 통합안을 마련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부처 간 이견과 더불어 논의를 진행해야 할 국회는 정상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과기정통부에 통합된 사후규제안 제출을 촉구하고 있지만, 제출된다고 해서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료방송 시장은 격변기다. 이제 TV 앞에 앉아서 방송 프로를 시청하는 사람은 급속히 줄고 있다. 10년 전 IPTV(인터넷TV)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케이블과의 점유율이 역전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10년 후 방송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짐작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플레이어인 사업자들은 국회와 정부 사이에서 눈치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규제를 적용받을 사업자들이 수면 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든 것처럼 보일까 의견을 내지도 못한 채 "예의주시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내달 27일, 합산규제가 일몰된 지 1년을 맞는다. 1년 동안 유료방송 시장을 위해 어떤 논의들이 이뤄졌는지 정부와 국회는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기껏 만든 사후규제안이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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