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 일대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이달 6일 -0.05%, 13일 -0.05%, 20일 -0.04%로 매주 점진적으로 하락폭이 감소하고 있다. 이날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봐도 2월 1574건, 3월 1774건, 4월 2404건, 5월 2892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4.02%로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음달 1일 현재로 보유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름에 따라 올해 공동주택 보유세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1주택자보다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매도 문의가 지속됐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실 강남권 일대의 경우 보유세를 두려워해 매물을 내놓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이에 대한 부담을 갖는 소수 수요층을 중심으로 매물이 출시돼 가격 하락폭 둔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구 도곡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이 2주택자에게 큰 타격을 주다 보니, 이들 계층을 중심으로 5월 이내에 매도가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절세를 목적으로 매도하기보다는, 팔면서 겸사겸사 절세를 노리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워낙 주택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전반적으로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있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초구 일대 N중개업소 관계자도 "강남 일대에 터전을 잡아온 1주택자들은 실거주 측면의 선호도도 높기 때문에 굳이 매물을 무리해서 팔려 하지 않는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전화 문의는 다주택자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이들 수요층 문의도 많이 감소했다. 6월 1일이 코앞으로 다가와 사실상 집을 팔 시간적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절세 효과를 목적으로 한 다주택자들의 매도가 여의치 않자 배우자, 부모 및 자녀에게 증여하려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일대 주택 증여 건수는 △2월 1132건 △3월 1813건 △4월 2020건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또 주택 증여가 서울 전체 거래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월 12.54% △3월 14.85% △15.66%로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내 자치구 증여 건수도 크게 상승했다. 가장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용산구의 경우 △2월 51건 △3월 92건 △4월 167건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고, 뒤를 이은 동작구도 △2월 44건 △3월 54건 △4월 79건을 기록했다.
또 강남구는 △2월 76건 △3월 130건 △4월 318건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4월 들어 주택 증여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필 세무사는 "최근 2~3개월 동안 증여에 대해 묻는 다주택자들의 문의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다주택자들은 전혀 모르는 매수자들을 상대로 집을 팔기보다는 가족에게 안정적으로 증여하고, 절세를 노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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