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시장 대세는 창문형…못질 못 하는 1인가구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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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5-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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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세코 창문형 에어컨[사진=파세코 제공]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26일 전국의 낮 기온이 30도 내외까지 오르며 한여름을 방불케 했는데요. 벌써부터 에어컨을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에어컨 시장에서는 창문형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메프가 20~26일 가전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창문형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5135% 증가했다고 합니다.

창문형 에어컨은 1960~1980년대 시장 초기 단계에서 보급됐던 제품입니다. 설치나 이전, 유지에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제품 하나에 실내외기가 모두 장착돼 소비자가 직접 설치하는 게 용이하고, 배관이 없어 냉매도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창문형 에어컨은 상대적으로 소음과 진동이 적은 스탠드·벽걸이형 등 분리형 제품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합니다. 최근에는 시스템 에어컨까지 가정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죠. 미닫이 형태의 창문이 많이 보급된 국내 주택 환경 또한 창문형 에어컨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창문형 에어컨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젊은 1인가구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입니다.

국내 1인가구 수는 2010년 417만명에서 지난 2017년 561만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시내 1인가구 중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는 4.6%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제품과 달리 벽에 구멍을 뚫지 않고 창문에 간편하게 고정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 또한 창문형 에어컨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10일 신제품을 출시한 파세코는 29일 현재 총 4000대를 판매해 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창문형 에어컨에 비해 발열과 소음을 줄였을 뿐 아니라, 스탠드 타입의 디자인을 채택해 외출 시에는 창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LG전자 또한 지난 17일 창문형 에어컨의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전파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해외에 시판하고 있는 모델과 같은 제품으로 보이는데요. 작동 시 발생하는 소음을 44dB 수준으로 줄였다는 게 눈에 띕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국내 출시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B2C보다는 B2B 시장에 주력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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