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초계기-레이더’ 갈등 풀고자했지만, 쏠리는 이목에 부담을 느껴 정 장관과 회담을 보류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과 달리, 웨이펑허 부장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와 미중 무역 전쟁 등 민감한 시기에 정 장관과의 회담을 확정했다.
정 장관과 웨이펑허 부장 간 별도 회담이 성사된 배경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맞춤형 억제전략’ 도출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수습에 대한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한중 양국은 작년 5월 2년 4개월 만에 서울에서 제16차 국방정책 실무회의를 열고 사실상 실무급 채널을 정상화한 바 있다.
당시 양국 공군 간 직통망을 추가로 개설키로 하는 등 군사 교류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오고 있다.
웨이펑허 부장이 '9.19남북군사합의' 이행을 북한에 촉구하거나,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를 위해 한미일과 공조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 국방부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것은 2011년 량광례 부장 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 인해 웨이펑허 부장이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입장을 대변할 경우 소득 없는 '깡통회담'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은 "'9.19남북군사합의' 이행에 대한 중국의 역할 등은 제시할 수 있겠지만 북한의 비핵화 등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수사에 그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 문제 역시 거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환경평가도 끝나지 않아 정식 배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국측이 먼저 긁어 부스럼을 만들 논제를 꺼낼 이유가 없다"고 차 연구원은 주장했다.
한편,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이뤄지지 않는다.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다음 달 3일 서울을 방문하는 만큼, 한국 국방부에서 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등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유럽주요국 등 40여개국의 국방장관과 군 고위관계자, 안보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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