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펀드, 환율 관찰국 지정에도 '장미빛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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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5-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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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벵크]

베트남이 미국 재무부 환율 관찰국에 새로 지정되면서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이번 지정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펀드, 美 재무부 발표 하루만에 64억원 순유출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베트남펀드(18개)에서 전날 64억원이 빠져나갔다.

베트남이 미국 재무부가 이틀 전 발표한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상반기 환율보고서를 내면서 기존 중국과 일본, 한국, 독일, 4개국에 더해 베트남과 싱가포르, 말레시아, 이탈리아, 아일랜드를 환율 관찰 대상국에 추가했다.

환율 관찰 대상국은 미국과의 교역 조건을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환율에 의도적으로 개입하는지 여부를 미 재무부가 들여다 보는 국가를 말한다. 대미 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 2% 초과, 12개월 중 6개월 이상 GDP 대비 2% 초과 달러 순매수 등 3가지 조건 중 2가지 조건에 해당하면 환율 관찰 대상국에 포함된다.

3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환율 조작국에 분류되면 해당국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에 금융지원 금지, 해당국 기업의 미국 조달시장 진입 금지, 무역협정 압박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그래도 이번 이슈가 베트남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관찰 대상국 지정은 실질적 제재 등이 없는 경고성 조치"라며 "2015년 교역촉진법 발효 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사례가 없었던 것을 보면 베트남도 제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공개, 환율제도 개혁 등이 수반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시장 편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전망은 '장미빛'

베트남은 미·중 무역분쟁 반사 이익이 기대되는 나라로 꼽히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의 생산 공장이 중국 대신 베트남 등 동남아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 덕에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제조업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은 227달러로 중국(344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은 미·중 무역분쟁에도 제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제조업 품목 중심으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 증가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펀드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최근 한 달 동안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국내 설정액 10억원 이상 베트남펀드(18개) 수익률은 0.5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761개) 손실률은 5.07%에 달했고, 가장 타격이 컸던 중국펀드(167개)는 8.45%의 손실을 냈다.

경제 성장세도 매섭다.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08%를 기록했다. 정부 목표치였던 6.7%보다도 크게 앞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6.79%를 기록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분기 108억달러로, 최근 3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론 무조건인 낙관은 금물이다. 박용대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베트남은 최근 11년 동안 가장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주가지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양호한 경제 상황은 주식시장이 우상향할 수 있는 기본 요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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