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업종별 기상도] 미디어·통신 '맑음' 반도체·화학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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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06-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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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주식시장에서 미디어·통신·자동차는 맑고, 반도체·화학은 흐리겠다. 2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주식시장 업종별 기상도를 보면 이달 전망은 대체로 이처럼 모아지고 있다.

◆실적 좋아지는 미디어·통신·車

미디어와 통신, 자동차 업종은 실적을 눈에 띄게 늘리겠다.

먼저 미디어 업종 실적을 개선해줄 새 영화와 드라마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방송사가 6월부터 드라마 기대작을 방영한다"며 "시청률 상승으로 관련종목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종목 가운데 스튜디오드래곤은 동영상 오버더톱(OTT) 서비스를 비롯한 미디어 플랫폼 변화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도 미디어 종목에 호재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생충은 개봉하자마자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내놓은 인기 드라마 '킹덤'도 게임업체인 데이세븐을 통해 게임화한다"고 말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은 통신주에 새 먹거리다. 요금인가제 폐지에 대한 논의도 긍정적이다. 5G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이달 안에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우려는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4세대 이동통신(LTE)을 처음 상용화했던 무렵에도 먼저 ARPU에 공들였다"고 전했다.

자동차 업종은 모처럼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로 대표적인 수출주인 자동차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미국에서도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은 부담스럽다. 먼저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여기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해법을 논의할 수도 있다. 윤지호 센터장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바람에 자국 가계와 기업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화학 투자는 신중해야

반도체와 화학 업종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겠다.

2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거라는 전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그래도 가격 회복 시기가 더 늦어질 거라는 의견이 많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우위는 더 이어질 것"이라며 "반면 모바일과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는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24조원으로 추산한다. 1년 전(54조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영업이익 감소세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화웨이를 상대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물량을 다른 곳에 공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고, 이는 추가적인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을 대신해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할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우리 반도체 기업이 부품을 대는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은 떨어질 공산이 크다. 우리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화학업종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화학업종에는 중국 경기부양책이 호재였다"며 "하지만 미·중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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