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개봉해 160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대박을 터뜨린 '극한직업'에 이어 '걸캅스'와 '악인전', 최근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등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들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 개봉한 영화 '악인전'에 10억원을 직접투자했다. 이 영화의 전체 제작비 96억원 가운데 10.4%를 기업은행이 책임진 셈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악인전'의 관객 수는 개봉 9일 만에 손익분기점이 되는 2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 현재 누적 328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9일 개봉한 '걸캅스'에도 기업은행은 총제작비의 7%가 넘는 액수를 투자했다. 직접투자 3억원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6000만원 등 총 3억6000만원을 투입했다. '걸캅스' 역시 현재 160만 관객을 동원하며 150만명인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지난 1월 개봉한 '극한직업'엔 직접투자 7억원, 간접투자 9000만원 등 총 7억9000만원을 투자하며 4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이 투자해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현재까지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6편에 달한다. 지난 한해 동안 투자한 국내 개봉작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9편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의 영화 투자 성공률은 올 들어 더 높아진 셈이다.
특히 독립·저예산 영화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월 개봉한 독립영화 '항거'는 총제작비의 10%인 2억원을 기업은행으로부터 직접 투자받아 손익분기점의 2배가 넘는 115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소공녀', '리틀포레스트' 등 독립영화에 투자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은 바 있다.
기업은행은 2012년 업계 최초로 문화콘텐츠금융팀을 신설해 영화·드라마·뮤지컬 등에 대한 대출과 직·간접 투자에 나섰다. 기업은행이 그동안 투자한 영화에는 '명량', '베테랑', '국제시장', '신과함께' 등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이 투자하면 흥행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문화콘텐츠 사업에 매년 4000억원을 투자와 대출로 공급하고 있다"며 "문화콘텐츠 다양성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9월 영화진흥위원회와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만큼 독립영화에도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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